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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한국여성대회 공연극본 2.물가 올라 못살겠다! 서민생계 책임져라! (제8회 한국여성대회, 1992) 본문

역대 한국여성대회(제1-36회)/제1회~10회 한국여성대회

한국여성대회 공연극본 2.물가 올라 못살겠다! 서민생계 책임져라! (제8회 한국여성대회, 1992)

여성연합 2011. 2. 20. 01:43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공연 극본

2. ‘물가 올라 못살겠다! 서민 생계 책임져라!’ (제8회 한국여성대회, 1992)


<총선을 맞이하는 여성유권자의 결의> 프로그램 중 촌극의 형식으로 준비된 극본은 세 편이다.(자료집 수록) 그러나 ‘물가올라 못살겠다! 서민생계 책임져라!’외의 나머지 두 대본은 공연여부가 실제 공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가 올라 못살겠다! 서민생계 책임져라!’

- 기독여민회


< 제 1 부 >



장면 1 (한 주부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다)


주부 : 오늘은 그이가 좋아하는 생태찌개를 끓여야지.

(배를 만진다)

(물건들은 여민 회원들이 역할)

  배 : 어허... 함부로 만져? 난, 옛날 내가 아니야, 이 한 몸이 이천원이야.

주부 : 배? (놀라며, 그 옆의 사과를 가르킨다)

(좀 기죽은 목소리로) 그럼, 이 사과는...

사과 : 난 뭐 만만하게 보여? 이 몸도 천원...

주부 : 처, 천원이요? (고개를 정중히 숙이며) 네, 잘 알았읍니다.

주부 : (돌아서며) 아휴, 웬 과일이 그리 비싸?

(이번엔 생선가게에 간다)

생태 : (호통치며) 흥, 과일도 못산 주제에 이 생태를 넘봐?

주부 : (기죽어서) 저, 그게 아니고, 꽁치 두 분만...

(꽁치를 사 가지고 얼른 부리나케 퇴장)



장면 2 (남자 3명이 등장, 점심 먹은 직후)


남자1 : 찌개 3인분에 이만원이라니 원...

남자2 : 꼭 도둑맞은 기분이네.

남자3 : 그러지 말고 내 커피 살테니 가자구. (남자들 커피숍에 앉아 커피를 주문한다)

웨이터 : (정중하게 등장)

남자3 : 음, 커피 얼마요?

웨이터 : (커피 마시고 나오는데, 돌변하여 강도같은 태도로)

6,000원이야 빨리 내놔.

남자3 : 뭐? 6천원? 이천원밖에 없는데 어떡하지?



장면 3 (아내가 가계부를 찍으며 한숨을 쉬고 있다. 곧 남편 등장)


남편 : 여보. 도저히 안되겠어 하루 용돈 3천원, 어림도 없어 당신, 점심값, 커피값이 얼만

지 알아? 담배 얻어 피는 것도 어딘데 얻어 피울 사람도 없어.

용돈 200% 인상하라!

부인 : 누가 할 소릴 해욧!

애들 교육비, 세금, 경조금 다 올랐어요. 안 오른건 당신 월급뿐이야 당신 돈이나 더 벌어와요!

남편 : 뼈 빠지게 벌어다 준 돈 어디다 쓰고 생떼야?

부인 : 당신이 한 번 살림해 보시구료 안그러나, 나도 몰라요 흥! (가계부 던지며 퇴장)

남편 : 이봐 이럼 어떡해? (소리친다)

(관중을 바라보며) “여러분 이래도 되는 겁니까?”

(퇴장)




< 제 2 부 >


사회자 : 바쁘신 중에 이렇게 나와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나오신 분들을 소개하면

임금안정을 주장하러 나오신 노동부 최똥렬 장관 (무게있게 인사한다)

국민들의 과소비 때문에 골치를 앓고있는 경제기획원 차관

젊은사람들이 일하기 싫어 나라망치는 꼴은 볼 수 없다고 분연히 일어선 정실수 선생님

4대선거는 물가인상의 주범임을 염려하는 정웬수 국무총리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국민들이 다같이 느끼시는 물가를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작년 소비자 물가가 9.5% 올랐다고 주장하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40% 이상이 올라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인데 이에 대해 최똥렬 노동부 장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장관 : 근로자들 노는 꼴이 웃깁니다. 전노협인가 하는 유령단체에서는 올해 임금인상 35%를 주장합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근로자들이 맨날 임금인상으로 데모나 한고 파업이나 하는 데서 경제위기가 왔다고 보고 그 책임으로 올해는 5% 올릴 것을 적극 권장하며 주장하는 바입니다.

사회자 : 그러니까 최똥렬 노동부장관께서는 경제위기가 노동자책임이라는 말씀이시군요.다음은 경제기획원차관께서 한 말씀하시죠. 

 차관 : (팬티와 손수건을 흔들며) 팬티 한 장에 10만원 손수건 한 장에 5만원 하는 걸 국민들이 사 입어요. 정치인들만 하룻저녁에 1백 만원 쓰는 줄 알았더니 우리 국민들도 그런가 봐요? 국민여러분 비싼 사과 사먹지 말고 싼 수입바나나 사먹고, 가계지출을 막기 위해 중공산 수입고사리 사먹고, 한우대신 수입쇠고기 사먹어요. 우리 정부는 얼마나 국민들을 위해 고심하는 줄 아십니까?

사회자 : (손을 비비며) 아 그럼요, 아 그럼요. 그 다음 우리나라 경제계 대부이신 정주영의 외아들 정실수 선생님 한말씀 하시죠.

정실수 : 근로자들에게 한 말씀 올릴까 합니다. 전국에 계신 근로자여러분 퇴근 일찍해서 뭐합니까? 퇴근하다 동료들과 술 먹으면 돈 들어가, 책 사보면 사상불순해져, 집에 들어가면 좁은 방에 아옹다옹... 그러니 잔업철야하면 돈 쓸 시간도 없으니 물가가 오른들 무슨 상관있습니까?

(이 때 정웬수 국무총리 손을 들며 쫄랑거리며 일어선다)

정웬수 : 제가 종합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올해 4대선거가 치러질 계획인데 선거하면 돈이 많이 풀리고 돈이 많이 풀리면 물가가 또 올라가니, 선거 때리치고 현 정권이 영원히 집권...

(이 때, 관객들 일제히 일어나 집어치우라고 두부를 집어던지며 아우성친다)


다같이 : 구호 외치며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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