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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2020 3.8 여성대회] 성평등 디딤돌 말하기 본문

역대 한국여성대회(제1-36회)/제36회 한국여성대회(2020)

[2020 3.8 여성대회] 성평등 디딤돌 말하기

여성연합 2020. 4. 2. 10:15

성평등 디딤돌 말하기 -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톨게이트지부 청북지회 김경남

 

살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린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자회사를 거부하고 직접고용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처음엔 투쟁 이라는 단어조차 어색했고 과연 잘할수 있을까 두렵고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지난 7개월은 다시오기 힘든 투쟁의 기회였고 우리들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기쁨과 분노가 교차되었고, 밀리고 밀리면서 버티고 또 버티면서 눈물도 많이 흘린 날들이었습니다. 

직접고용쟁취!! 결사투쟁!! 이라는 구호가 아직도 귓가 맴도는 것 같습니다.

좀 거창한 표현을 하자면 노동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또 희망과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이 투쟁은 제겐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고 시간이 가면 두고두고 애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또 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동지들을 보면서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부당함에 맞서 싸울 용기도 생겼습니다. 

앞으로 일터로 돌아가 싸워야할 것이 너무 많지만 이 투쟁에 누가되지 않게 당당하게 내 인생을 살아가겠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한사람 한사람의 존재와 목소리가 무시되지 않는 차별없는 세상 평등한 세상 인간다운 삶에 저도 끝까지 동참하겠습다. 

 

성평등 디딤돌 말하기 -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

 

안녕하세요. 영화 '벌새' 감독 김보라입니다. 
3.8 여성대회 성평등 디딤돌 상을 영화 벌새가 받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고 굉장히 뿌듯한 마음입니다. 
벌새를 준비하던 지난 몇 년 동안 굉장히 많은 여성을 향한 남성 폭력 이슈가 많이 있었는데요. 
큰 집회가 있을 때 제가 너무 참여하고 싶었지만 그 때 작업을 하느라 참여를 못했던 것이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 기간에 작업했던 벌새가 세상과 만나고 여성관객분들에게 영감이 되는, 힘이 되는 영화가 되었다고 하니까 너무 기쁘고 굉장히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영화를 통해 여성들의 서사를 전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통해서 세상에 빛나는 메세지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평등 디딤돌 말하기 -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양지혜 공동대표

 

'그 많던 여학생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는 시 제목을 들으며, 스쿨미투 고발을 한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을 떠올립니다.

수 십 년간 은폐되었던 학내 성폭력을 고발한,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제대로 된 변화가 없었기에, 이들은 여전히 각자의 방식으로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스쿨미투 이후, 각 시도 교육청은 사안 처리 과정 및 결과를 학내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스쿨미투 고발을 ‘쉬쉬해야 할 불미스러운 일’로 여길 뿐, 공동체 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을 바라보며, 여성 청소년이 남성 비청소년의 성적 욕망으로 여겨지는 현실, 스스로의 성적 욕망을 실현할 때에 위험에 노출되어야 하는 현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은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위티에서는 UN에 스쿨미투를 알리고, 작년 말, 제대로 된 신고처 마련, 대안적 성교육 등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권고안을 받았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에는 청소년이 직접 학내에서 성평등 담론을 조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위티가 창립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말하기가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수많은 시민들의 선언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말하기와 노력이 없었다면 단체를 만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성평등 디딤돌상을 수상한 오늘, 저희는 스쿨미투 고발자를 비롯해 말하기 시작한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이 세상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400명에 가까운 청소년들, 10개의 청소년 페미니스트 동아리가 위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말하기를 모아내고, 이어가는 일들을 하겠습니다.

말할 수 없다고 여겨진 여성, 청소년들이 말하기를 시작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소년이 구제나 지원의 대상이 아닌, 세상을 바꾸는 주체가 되는 활동을 만들고 싶습니다. 

위티는 이제 시작하는 작은 단체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청소년 페미니스트들의 말하기가 계속되도록, 서로의 싸움이 외롭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싸우는 여성들의 존재를 기억하며, 앞으로도 용기 내어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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