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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3.8 여성대회 후기]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본문

역대 한국여성대회(제1-36회)/제31회 한국여성대회(2015)

[3.8 여성대회 후기]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여성연합 2015. 3. 18. 14:08

[3.8 여성대회 후기] 부스 참여기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총 17개 단체 부스 행사 참여, 시민참여 성황

각종 캠페인, 건강 상담, 농산물 판매 등 이뤄져


지난 3월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특정 여성인권 지지자들을 폄하하는 용어로 쓰인 페미니스트라는 용어가 실제로 여권 신장 또는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좋은 단어임을 알리는 팻말과 스티커를 여기저기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열린 이번 제31회 한국여성대회는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됐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시민참여 부스 프로그램인 ‘퍼플난장’이 펼쳐졌다. 올해 퍼플난장은 ‘성평등 이 길’을 슬로건으로 총 17개의 단체가 참여했다.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모인 이 단체들은 단순 캠페인을 떠나 건강 상담과 우리 농산물 판매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티커를 붙이고 있는 아이(왼쪽), 

부스 참여자들이 혈압을 체크하며 건강 상담을 받고 있다.(오른쪽)>


올해 퍼플난장에 참가한 17개의 단체 중 여성심장질환연구회는 대한심장학회에 소속되어 있는 연구회로 남성과 여성 간의 신체적 차이점을 인지하고 그에 따른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 곳이다. 이번이 한국여성대회 3번째 참가인 이 연구회는 올해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퍼플난장 부스에서 폐경기 이후 여성의 심장질환 위험도가 남성보다 높음을 알리고, 일반 시민들의 혈압을 체크하며 건강 상담을 진행했다. 올해로 3년 연속 참가했다는 여성심장질환연구회의 김미나(36)씨는 “이런 뜻 깊은 행사가 지속돼 앞으로도 계속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진열된 각종 농산물들과 그것을 유심히 보고 있는 외국인 참가자(오른쪽)>


퍼플난장에서 유일하게 농산물을 판매한 이화민주동우회는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여성들을 중심으로 조직되었다. 주요 활동은 여성인권문제가 발생한 경우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쌍용차 노조 같은 문제 해결에도 대외적으로 협력하고, 농촌 일손 돕기 여행을 떠나는 등 여성인권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다방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가 한국여성대회 첫 참가인 이화민주동우회는 이번 대회에서 농산물 판매를 하며 재벌이 아닌 일반 민중의 생존과 삶을 알렸다. 농산물 판매대에는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정도로 눈길을 끄는 한국 농산품들이 진열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 75학번이라는 최정순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이화민주동우회의 활동을 함께하고자 하는 신입 회원들을 모집한다”고 전했다.



  <'비정' 회원들은 부스에서 여러 슬로건을 내걸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스티커 설문조사와 송판 격파 등 가장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던 알바노조 여성주의 분회 ‘비정’은 올해 2월 정식으로 알바노조의 분회로 출범한 단체다. 비정은 정해진 것에 대한 거부라는 의미로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스티커 설문조사와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주제로 한 만화그리기 등 다양한 캠페인으로 세대별 여성 노동자들의 차별을 알렸다. 비정은 이번 여성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최근 재판이 진행 중인 ‘노동자 연대 성폭력 사건’에 대한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했다. ‘노동자 연대 성폭력 사건’은 일명 동영상 사건으로 2011년 서울시립대 교지편집위원회 ‘대학문화’의 MT에서 당시 대학문화 편집장이 피해자에게 포르노 동영상 시청을 강요하며 앞에서 음담패설을 한 것을 계기로 한 사건이다. 비정의 길은정 분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억압받고 있는 여성 노동자에 조금이나마 일반 시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한 최지수씨와 친구들이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감리교신학대 총여학생회로서 참가했다는 최지수(21)씨는 “앞으로 세계 여성의 날을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기념하며, 여성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지켜지지 않아 이를 주장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를 같이 공감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밝히며 남녀평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에 팻말을 만들었다고 전하였다. 이 인터뷰를 통해 최근 트위터에서 벌어진 ‘#나는페메니스트입니다’ 운동에도 이러한 시민 한 명 한 명의 마음이 드러난 운동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31회 한국 여성대회는 최지수(21)씨와 같은 시민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참여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며 퍼플난장에 참여한 모든 단체들은 뒤처리도 깔끔하게 하며 아름다운 시민 의식을 보여주었다. 이번 제31회 한국여성대회는 앞으로 러시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이미 국가적으로 크게 기념하고 있는 세계여성의 날을 한국에서도 크게 기념하는 날이 곧 올 것임을 전망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글/사진 : 신새롬(여성연합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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