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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3.8 여성대회 후기] "차별없는 세상 위해 연대해야" 본문

역대 한국여성대회(제1-36회)/제31회 한국여성대회(2015)

[3.8 여성대회 후기] "차별없는 세상 위해 연대해야"

여성연합 2015. 3. 10. 17:22

2015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1회 한국여성대회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 차별 없는 세상 위해 연대해야”


광화문광장에서 1500여명 모여 성황

세월호 실종자, 연대 청소노동자 등 연대 발언

올해의 여성운동상에 전국가정관리사협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3월 8일 개최된 제31회 한국여성대회에서는 보랏빛 물결이 넘실거렸다.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라는 슬로건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 올해 여성대회는 오후 1시부터 광화문광장 주변을 3개의 코스로 나눠 걷는 ‘퍼플워킹-한국여성대회 가는 길’로 시작됐다. 오후 2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15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문사회자 최광기, 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과 성평등 디딤돌·걸림돌 발표, 3·8 여성선언과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한국여성연합 김금옥, 정문자 대표는 “한국의 여성권한지수가 여전히 OECD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성폭력은 증가하고, 여성운동은 역풍을 맞고 있으며 미디어를 통한 여성차별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성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진보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진보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모두가 연대해야 한다”며 대회사를 열었다.  


축사에서 정현백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여성의 삶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중요하다”면서 “정부에서 발표한 ‘장그래 살리기 법’은 여러모로 차별 받고 있는 여성들이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더 좋은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성평등한 사회가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여성의 날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날이지만 한국에선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며 “여성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도 차별 없는 세상, 성평등이 온전히 이뤄지는 세상을 만들이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연대발언에서는 연세대학교 송도 국제 캠퍼스 청소노동자 해고자들, 85년생 여성단체 활동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참여했다. 해고 청소노동자 이종미 조합원은 여성노동자들로 이뤄진 대학 내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고용 현실을 고발하며 “직접고용을 하지 않는 연세대와 이를 방관하는 정부 당국의 무책임이 크다. 앞으로는 여성노동자들의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차별 받지 않는 삶을 살게 하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31세로 한국여성대회가 시작된 해 태어난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최희진씨는 “작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114명”이라며 “이는 여성들이 각 삶 속에서 자신의 안전권과 생명권을 위해 투쟁하다가 목숨을 잃은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에 대한 폭력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끝까지 연대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표 A씨는 연대 발언과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며 자리에 주저앉은 채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올해 한국여성대회의 성평등 디딤돌로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치 문제를 공론화한 피해자와 조력자,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맞선 무지개농성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삶을 영화로 알린 ‘카트’ 제작자 심재명, 부지영 감독 ▲지역 유지의 성폭력을 고소, 도리어 피고인이 되었으나 결국 무죄를 밝혀낸 김모씨 ▲파업 11개월 째,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투쟁현장을 지키고 있는 부산합동양조(생탁) 여성노동자 5인 ▲여성 직장인의 문제를 사회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정서적, 감정적 계기를 보여준 드라마 미생의 원작자 윤태호, 작가 정윤정씨가 선정됐다. 

 

성평등 걸림돌로는 ▲군대 내 성추행 및 가혹행위로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도리어 결백을 주장하는 노 소령 ▲계약직 여성노동자들의 죽음조차 외면하고 책임지지 않는 중소기업중앙회 ▲가정 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의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 황모, 서모, 남모 판사 ▲인권탄압과 정규직 노동자의 계약직 강제 전환, 조합원 불법 해고 등을 자행한 ‘레이테크코리아’ ▲10대 여성 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퇴행적인 판결을 내린 대법원 ▲외모 차별을 심화시키고 있는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 프로그램 ‘렛 미인’이 선정됐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선정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협회 회원들은 보라색 리본이 달린 머리띠와 선글라스를 쓰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현미 회장은 “작년에 전국가정관리사협회가 출범 10년을 맞이했다”며 “노동자, 활동가, 연구자들과 머리를 맞대 가사노동 업무매뉴얼과 계약서 등을 만들었지만, 부족한 사회 인식과 더불어 법 규제가 없다. 여전히 가사노동자들은 4대보험이 되지 않아 일을 하다 다쳐도 스스로 치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참가자들에게 가사노동의 공식화 운동에 함께 목소리를 내 줄 것을 당부했다. 





축하공연에는 뮤지컬 맘마미아, 쿠거 등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온 배우 박해미씨가 등장해 참가자들과 함께 ‘꽃밭에서’, 뮤지컬 ‘맘마미아’ OST를 부르며 한바탕 춤판을 벌이기도 했다.  




사진 재능나눔 : <바라봄 사진관> 나종민 
글 : 이가람(여성연합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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